비운의 NPC 똘똘이도우미

작성일 18-11-16 03:11 | 9,734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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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이도우미를 기억하십니까?


그전에 먼저 바람의나라 튜토리얼 지역에 대해서 되짚어봅시다. 5.x 버전 초반까지 튜토리얼은 말하기도우미의방 -> 사냥도우미의방 -> 똘똘이도우미의방 -> 률의방 순서로, 가로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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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과정의 스크린샷은 여기에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http://baraminside.com/memory/1469 


그래서, 똘똘이도우미는 대체 누구일까요? 98년 4.0 초보길드에서 처음 등장하여, 2005년 1월 6.45 업데이트까지 초보자 교육을 담당했던 NPC입니다. 이름도 똘똘이도우미, 지금보면 참 오묘한데요. '똘똘이' '도우미'라니 대체 뭘 돕는다는 걸까요?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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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이도우미는 말 그대로 똘똘한 컨셉의 척척박사 NPC였습니다. 요새는 '똘똘이'랑 '도우미'라는 말 자체가 그렇게 일상적으로 쓰이지 않는 느낌이고, 특히 도우미는 노래방 도우미 같은 엄한 단어에서나 많이 보이죠. 사실 '도우미'는 93년 대전 엑스포에서 유래하여 90년대 유행했던 단어니까, 98년의 바람의나라에서 튜토리얼 NPC 이름으로서 이 '도우미'를 선택한 것도 꽤나 사회사적인 맥락이 있는 셈입니다.


여하튼 똘똘한 척척박사 컨셉이었음에도 당시 초보자 유저들은 말하기도우미, 사냥도우미, 률과는 달리, 아무도 이 똘똘이도우미와 대화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안녕하세요. 똘똘이도우미입니다"를 연발하시며 어떻게든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기 위해 노력하셨으나 그래도 사람들은 무시했습니다.


왜 똘똘이도우미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무시당했을까요? 왜냐하면 똘똘이도우미가 정말로 별 도움이 안되는 NPC였기 때문입니다. 말하기도우미, 사냥도우미는 목도나 초보자용갑주 등 초보자용 아이템을 얻기 위해 필수적인 존재였고 률은 초보길드에서 내보내주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반드시 클릭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똘똘이도우미는 그런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별 도움되는 내용을 말해주는 것도 아니었고, 다 읽었을때 보상을 주는 것도 아니었죠. 아래 사진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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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부질없는 튜토리얼인가요? 당연히 사람들은 이 NPC를 무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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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랑이의 바람일기 4화에도 무시당하는 똘똘이의 당시 모습이 묘사됩니다.


이후 5.x 버전 중반에 튜토리얼 지역이 세로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말하기도우미의 길-> 사냥도우미의 길-> 초보상점 -> 주몽의 길 -> 똘똘이도우미의 방-> 낙랑의 방 순서였습니다. 그런데 종전까지 무시당하던 똘똘이도우미가 안쓰러웠는지, 아래처럼 의무적으로 똘똘이도우미를 거쳐야만 하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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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래도 무시당했습니다. 똘똘이 대화창이 뜨면 바로 '그만' 버튼을 눌러 다음 방으로 넘어간 것입니다. 이 형태의 튜토리얼은 신버전 초기인 2005년 1월까지 유지됐고, 이후 낙랑의두루마리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또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오랫동안 왕따당하던 똘똘이는 그후 15년이 지나, 사람들의 기억에서조차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왈숙이는 기억해도 똘똘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똘똘이를 바람의나라 모바일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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