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클래식이 흥하는걸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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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두달 전 블리자드가 와우 오리지널 버전 서버를 본섭과 별도로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두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 시점까지도 그 열기가 뜨거운 것 같네요.
저는 와우를 태어나서 한번도 안해본 사람이라 오픈하고 한달 정도 고민한 뒤에 심심한데 해보고 결정하자고 해서
오늘까지 딱 한달 간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15년 전의 게임 시스템과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가져오다 보니 요즘 게임들에서 흔한
파티매칭, 자유로운 맵이동(포탈 개념), 자동으로 진행되는 퀘스트나 다른 무엇들, 쉬운 육성 등이 전혀 가능하지 않은
순수하게 RPG를 즐길 수 있었던 그 당시의 게임사회가 다시 구현되어지더군요.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4시간이 넘는 시간을 클리어해야 하는 인던과 레이드, 그리고 작게는 5명에서
최대 40명까지 함께 플레이하는 이런 요소들이 참으로 오래 전 게임을 하던 즐거웠던 시절을 연상시켜주더군요.
파티원을 모집하기 위해 버튼이나 매칭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채팅창을 통해서 구인광고를 하고,
인던을 클리어 해나가며 소소한 이야기도 나누고 정보도 교환하는 정말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그 작은 사회가
옛날에 바람의나라를 하면서 만나고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그 순간을 연상시킵디다..
무려 15년 전의 게임 소스를 잘 간직하여 이렇게 당시 젊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아저씨, 아줌마가 되어
그 시절을 연상하며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고안하고 실제로 런칭한 블리자드가 참으로 대단한 것 같습니다.
반면 우리가 잘 아는 넥슨은 참으로 우습지요... 감성팔이? 향수에 대한 어떤 감정? 뭐 이런거 보다는 돈이 먼저겠지요.
와우는 15년 전에도, 현재에도 정액제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어서 현금으로 골드를 살 수는 있으나
절대 시간과 노력을 돈으로 살 수는 없게끔 만들어져 있습니다.
지금 다시 와우 클래식을 즐기는 아저씨와 아줌마, 그리고 저 같은 젊은 아빠들이 과연 시간이 많아서 그 게임을
다시 플레이 하는 걸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 당시에 즐겼던 게임사회를 다시 한 번 겪어보고 싶고,
게임을 하며 느꼇던 사람 간의 정이나 희노애락 같은 것들이 그리울 뿐이죠.
다만 아쉬운 것은 역시나 한국의 게임 문화를 오로지 빠른 육성, 최초의 클리어, 최고의 아이템 문화로 바꿔놓은
대다수의 헤비 게이머들이 그 작은 게임사회를 병들게 만들고 있더군요.
이미 15년 전에 서비스를 다 해서 공략이나 컨텐츠에 대한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있고, 그 끝이 정해져 있는 게임인데
왜 그렇게들 열을 내고 아이템 하나에 목숨을 거는지 저로서는 다소 이해가 안갑니다.
바람의나라가 북방대초원과 일본이 처음 공개되던 90년 후반과 00년 초반으로 돌아가서 정액제로 서비스 한다면
얼마나 많은 아저씨와 아줌마들이 다시 플레이할지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당시의 바람의나라는 와우 클래식과 마찬가지로 돈으로 금전과 아이템은 구매할 수 있었지만,
시간과 노력은 살 수 없는 시스템이었죠. 그리고 대부분의 게임 플레이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스템이었죠.
그립습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못해도 함께 하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갔던
그 시절 바람의나라가 참으로 그립습니다.
따봉
초뚜 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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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스님의 댓글


향수님의 댓글


오아우너나님의 댓글

초뚜님의 댓글

이 말이 와닿네요..
철구형2님의 댓글

바버버덩님의 댓글

불타는태양님의 댓글
